제510화
민정아는 죄책감과 자책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세희, 혹시 지금 그 파티에 가는 거야? ”
민정아에게 조금의 호감도 없었던 신세희는 매우 차갑게 대꾸했다.
“무슨 일이에요? ”
민정아가 말을 더듬었다.
“내가 징그럽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어. 예전엔 내가 미안했어. 정연 언니의 말만 믿고 네게 선입견을 가졌던 것 같아. 예쁘고 고고한 네가 부럽고 질투 나서 그랬어... ”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
신세희가 싸늘하게 말했다.
“지, 지금은 진심이야. 더는 널 해칠 마음은 없어. ”
용기를 낸 민정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민정아의 옆에는 초조한 표정의 엄선희가 서 있었다. 엄선희는 지난번 민정아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었다. 그런데 자신을 원수처럼 미워할 줄 알았던 민정아는 오히려 엄선희를 친구로 삼았다. 심지어 민정아는 신세희가 그 사람들이 준비한 "파티"에 가는 걸 막으려 하고 있었다.
민정아가 이어 말했다.
“거기에는 정연 언니뿐만 아니라 구자현 아가씨의 언니도 있을 거야. 너를 미워하는 모든 사람이 그곳에 갔을 거라고. 그 사람들은 널 죽일 기회만 호시탐탐 노려왔어. 그러니까 제발 가지 마, 신세희. ”
“......”
신세희는 평소 그녀를 한없이 물고 늘어지던 민정아가 이번에는 가지 말라고 말릴 줄은 미처 몰랐다. 더듬거리며 간신히 용기를 쥐어짜 낸 민정아의 말투에서 그녀의 간절한 마음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었다.
민정아가 그녀를 도와주는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신세희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내가 너무 허영에 들떴었나 봐.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서 대표님이 정연 언니의 사촌 오빠잖아. 서 대표님 덕분에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됐거든. 그래서 마치 내가 부잣집 아가씨라도 되는 것처럼 회사에서 횡포를 부렸어. 사실 나도 가난한 월급쟁이에 불과한데. 정연 언니는 우리 가족을 하인쯤으로 여기고 있을 거야. 그런데도 난 바보같이 정연 언니의 일에 앞장섰어. 내가 너무 멍청하고 철이 없었어. 네가 날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모든 건 내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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