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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그 나이 때 여자들 대부분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사실 신세희도 사랑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소녀였다. 그녀가 이렇듯 냉담한 건 세상이 그녀에게 너무 잔인하게 굴었기 때문이리라. 엄선우의 분석은 정확했다. 신세희는 아주 희미한 햇빛만으로도 마음속에 해바라기를 활짝 피울 수 있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신세희는 거의 뛰다시피 엘리베이터 안으로 돌진했다.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한 그녀는 그제야 심호흡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녀에게 대인기피증이 있거나 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이 맞으면 선뜻 다가가는 유형이었으니까. 그러나 자신을 무작정 헐뜯는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오로지 의젓한 모습으로 묵묵히 제 할 일을 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여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있는 걸 발견한 그녀는 습관처럼 고개를 약간 숙이고 그들을 외면했다. 그러나 신세희를 발견한 두 여직원은 그녀에게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사... 사모님.” 깜짝 놀란 신세희는 이내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남들이 그녀에게 공격을 가할수록 그녀는 오히려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소리 없이 저항했다. 신세희는 그 어떤 비바람도 견뎌낼 수 있는 강인함을 갖고 있었으나 예의를 차리며 건네는 인사에는 전혀 적응할 수 없었다. 신세희는 더듬거리며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그... 저희는 회사 동료니까 저한테 이러실 필요 없어요. 그냥 신세희라고 불러주세요. 그럼, 전 이만 내릴게요. 또... 또 봐요.” 말을 마친 신세희는 도망치듯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왔다. 시선을 주고받던 두 여직원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사모님은 우리 회사에 입사한 뒤부터 줄곧 성실하게 일해왔어. 오히려 그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사람들을 선동했지. 사모님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겸손하게 구니까 사람을 깔보며 괴롭힌 거야. 그렇지만 사모님은 한 번도 사람을 괴롭힌 적이 없었어.” 다른 여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너무 귀여우셔. 완전 소녀 같아.” “대여섯 살 난 딸아이도 있다며?” “근데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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