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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그녀의 행동에 민망해진 두 사람은 어쩔 줄 몰랐다. 조용히 밥을 먹던 동료들이 두 사람에게 아니꼬운 시선을 보내왔다. 그러나 당사자인 신세희는 퍽 담담했다. 계미림의 향수 냄새가 이렇게 지독했다는 걸 미처 몰랐었다. 코가 민감한 신세희는 자극적인 냄새를 잘 맡지 못했다. “사모님, 저희에게는 반성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생각이신가요?” 계미림이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는 저희가 너무 경솔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잘못을 뉘우치고 있어요. 제가 커피까지 챙겨서 사모님을 찾아갔었는데,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그녀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신세희는 더욱 몸을 물렸다. 이에 계미림은 기가 잔뜩 죽었다.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신발 밑창으로 사모님의 뺨을 때리려고 했던 민정아 씨도 용서하고 친하게 지내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왜 저는 안 되는데요? 옛말에 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지 않는다고...” “잠시 실례할게요.” 신세희가 그녀의 간절한 호소를 싹둑 잘라내며 민정아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제야 지독한 향수 냄새를 맡지 않을 수 있다. 그녀의 행동에 계미림은 눈시울까지 붉혔지만 차마 신세희에게 화를 낼 순 없었다. 그 대단하신 임서아조차도 신세희 앞에선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가. 그러니 계미림도 몸을 한껏 낮추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고도 신세희는 매우 담담했다. “계미림씨, 나한테 이러지 마세요. 민정아 씨는 내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이내 잘못을 깨닫고 내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그것도 내 정체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요. 하지만 당신은 다르잖아요. 만약 내가 부소경 씨 아내가 아니라면 당신이 굳이 커피까지 들고 날 찾아와서 내게 잘 보이려고 애썼을까요?” 계미림과 리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신세희가 고요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그 사람 부인이든 아니든, 난 권력을 휘두르며 사람을 괴롭히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요. 난 그저 평범한 디자이너일 뿐이고 조용히 이곳에서 일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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