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유키스 로얄의 방위코드는 브랜드만의 독점 기술이었다. 모든 맞춤 드레스에는 은밀한 위치에 단 하나뿐인 코드가 새겨져 있으며 오직 공식 채널을 통해서만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보통 브랜드의 VVIP 고객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송희정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사실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지금까지는 같은 드레스를 입는 일이 거의 없었고 항상 매장에서 직접 주문해 왔기에 진위 확인이 필요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녀는 아직 VVIP 고객이 아니었다. 이번 드레스는 주문이 까다롭다 보니 특별한 경로를 통해 어렵게 손에 넣은 것이다. 그렇지만 진짜 돈을 들여 산 건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서예은, 네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야. 곧 사람들 웃음거리가 되겠지.’ 송희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 “좋아요. 예은 씨가 그렇게 자신 있다면 바로 여기서 확인해보죠. 다만 가짜로 나오면 그 책임은 져야 할 겁니다.” 서예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단호하게 대꾸했다. “물론이죠. 가짜라면 책임지겠습니다. 대신 송희정 씨, 만약 당신 드레스에서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순간 송희정의 웃음이 살짝 멈췄지만 곧 자신감을 되찾았다. “제 드레스는 절대 문제없으니 걱정 마세요.” 주서연이 옆에서 비웃음을 흘리며 끼어들었다. “예은 언니, 이제 그만 나대죠? 조금 있으면 가짜인 게 뽀록날 텐데 여기서 얼굴 들고 있겠어요?” 서예은은 그 말을 무시하고 천천히 핸드폰을 꺼내 유키스 로얄 공식 ‘방위코드 확인’ 페이지를 열었다. 그녀는 치마자락을 살짝 들어 올려 안쪽 깊숙이 숨겨진 방위코드를 보여줬다. 순간, 사람들의 숨소리가 멎었다. 이 방위코드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저런 방법이 있었어...?” 곳곳에서 숨죽인 감탄이 터져 나왔다. 서예은이 카메라를 코드에 맞추자 화면에 즉시 결과가 떴다. “유키스 로얄 맞춤 제작, 번호 A-2025-001. 의뢰인, 서예은.” 맞춤 일자, 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