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멍청이? 누가 멍청하다는 거야?” “화를 내는 사람이 멍청한 거야.” 유서원은 이를 악물고 날카롭게 말했다. ...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던 송희정은 귀에 걸린 귀걸이를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희정아, 정말 그렇게 할 거야? 들키기라도 하면 큰일 나.” 진민아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송희정은 교활하게 웃으며 답했다. “아무도 모를 거야. 이렇게 작은 곳인데. 나중에 안다고 해도 서예은 씨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텐데.” “왜 다들 하나같이 귀신이라도 쓰인 거야? 유서원 언니가 날 안 도와주는 건 그렇다 쳐도 민아 언니까지 이래라 저래라야?” 진민아는 멋쩍게 웃었다. 송희정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위로할 수 없다면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서예은은 옷을 갈아입은 뒤 간단한 스타일링을 마치고 나왔다. 복고풍 에메랄드 그린 홀터넥 원피스에 검은색 롱 장갑을 끼고 은하 그룹의 주얼리를 착용하자 고귀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 마치 화보에서 튀어나온 듯했다. 서예은에게 시선이 집중된 순간 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더욱 노골적으로 서예은을 바라보는 박시우는 서예은이 움직이는 곳마다 시선이 따라갔다. 갑자기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사진작가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정말 훌륭해요. 이게 바로 제가 원하던 효과예요.” 손짓 하나 발걸음 하나에도 귀티가 흐르는 서예은의 모습에 사진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가며 입이 닳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옆에 얼굴이 굳은 채로 서 있는 송희정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했다. 한참 후 촬영이 드디어 끝났다. 서예은은 어느새 옷도 여러 벌, 스타일링도 여러 번 바꿨다. 사진작가는 이런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말하며 아주 만족한 듯 마음껏 촬영했다. 그는 몇 장의 사진을 다시 보며 중얼거렸다. “서예은 씨 사진 너무 완벽해서 거의 보정할 필요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겠어요. 혹시 몰래 연습이라도 한 거예요?” 서예은은 어리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