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안 돼요! 제발 하지 마세요!”
의식이 흐려져 가는 와중에도 강희진은 선우진에게 독에 중독된 사실이 들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간신히 기억했다. 그렇지 않으면 강원주와의 비밀이 드러날 것이다.
언젠가는 세상에 알려야 할 일이지만 지금은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폐하, 차가운 물로 목욕을 하고 싶어요.”
선우진이 어의를 부를까봐 강희진은 얼른 말을 돌렸다.
선우진이 시종을 시켜 물을 준비하라는 소리가 들리자 강희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사경에 이른 듯 어렴풋해진 의식 속에서 강희진은 누군가 자신을 품에 안아 올리는 감각을 느꼈다.
욕조에 들어갔을 때 차가운 물이 그녀의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 몸을 괴롭혔던 열기가 모두 사라졌고 강희진은 그 속에서 큰 만족을 느꼈다.
“모두 물러가거라.”
선우진이 차갑게 명하니 곁에 있던 궁녀들이 일제히 고개 숙이고 밖으로 물러났다.
깊어가는 가을 밤, 칼바람이 서늘하다 못해 살갗을 베는데도 그녀는 그 물을 견뎌 내고 있었다.
그 광경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선우진의 눈빛엔 엷은 근심이 스쳤다.
“빨리 씻거라. 다 씻었으면 얼른 올라와. 연화전에서 얼어 죽을 작정이 아니거든.”
성가신 티를 숨기지 않은 나무람이었다.
그러나 강희진은 차가운 물에 잠긴 안도의 달콤함에 넋을 빼앗겨 그의 말을 전혀 듣지 못했다.
“짐이 말하고 있거늘, 못 들었느냐?”
강희진이 여전히 무시하자 선우진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
“강원주!”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다니! 분에 찬 선우진은 그대로 물속으로 몸을 던져 그녀에게 다가갔다.
“폐하...?”
선우진이 다가오는 걸 보자 강희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제법 날개가 돋았구나. 이제는 짐의 말을 듣지도 않는단 말이냐?”
꾸짖음이 물결보다 매서웠다.
단지 대답을 못 한 것뿐인데, 이렇듯 노기등등하다니. 강희진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어서 올라가거라.”
선우진은 말하며 강희진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강제로 물 밖으로 끌어냈다.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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