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화
선우진이 말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구월국의 황녀 탁주옥과 사절단이 급히 장청전에 도착했다.
“폐하, 한마디만 아룁고자 하옵니다. 탁윤은 비록 성정이 다소 방자하오나...”
“그저 그대가 황자의 성정을 잘 안다 하여, 그 죄를 덮어씌우려 하는 것이오? 황녀께선 참으로 사태를 가볍게 보는구려.”
선우진의 목소리는 차디차고 단호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그 평소 단정하고 점잖던 탁주옥조차 그 말에 얼굴빛이 변하며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은 구월국이 아니라 대주국이오. 짐의 눈앞에서 짐의 백성을 해치고도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그 빚 어찌 갚을 참인가.”
선우진은 구월국 사신들을 하나하나 내려다보며 쏘아보았다.
궁 안의 기류가 곧장 얼어붙었다. 마치 천둥 직전의 정적처럼 무거운 기운이 궁 안을 내리누르고 있었다.
그때 정적을 깬 건 다름 아닌 탁윤의 목소리였다.
“나는 숙의 남씨를 해친 적도 없고, 오늘은 아예 본 일조차 없습니다. 폐하께선 그 말을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탁윤의 말에 이목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
그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천천히 기둥에서 몸을 떼어 내려왔고 이내 선우진 앞에 다가가 섰다.
“폐하께서 믿지 않으신다면 증인을 대겠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방이 술렁였다.
의심, 호기심, 조롱 여러 시선이 그를 향해 날카롭게 꽂혔지만 탁윤은 개의치 않았다.
탁윤의 웃음을 띤 눈은 이내 강희진에게 고정되었다. 그 시선이 닿자 강희진의 가슴속이 털썩 꺼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흘러나온 순간 강희진은 심연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바로 이 순간에 자신을 증인으로 세운다니, 그건 곧 자신까지 사건에 말려들게 하는 짓이었다.
강희진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 탁윤이란 자 분명히 일부러 그러는 것이야.’
“반 시진 전 내가 어화원을 지난 것은 사실입니다. 하나 나는 견운대로 통하는 길을 지나갔습니다. 도중에 민빈마마와도 마주쳐 몇 마디 나눈 바 있으며 폐하께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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