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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6화

그 말에 희유의 눈빛이 잠시 멍해졌다. 서서히 눈가에 안개가 낀 듯 흐릿해지더니 희유는 갑자기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고는 시선을 떨군 채 낮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명우는 손을 들어 희유를 안으려 했지만 여자의 미묘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대로 멈춰 섰다. 움직이지 않은 채, 시선만 더 부드럽고 차분해졌다. “괜찮아요. 천천히 생각하세요.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요.” 두 사람에게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었고, 이 기간에는 2년의 공백을 채워야 할 시간이었다. 희유는 시선을 피했고 손을 뻗어 커피를 들었다. 시야의 끝에는 창가에 서 있는 명우의 옆모습이 들어왔고, 이는 강한 햇빛에 둘러싸인 채 서 있는 모습이었다. 여름 특유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밀려오는 듯했으나 냉방이 잘 되어 있는 실내 때문에 희유의 피부는 오히려 차가웠다. ... 점심시간, 희유는 식당으로 가다가 또 백하를 마주쳤다. 백하는 희유를 보자마자 큰 소리로 말했다. “희유 씨, 우리 박물관 최고로 아름다우신 복원사이자 홍보대사님이 직접 식사하러 오셨네요.” 목소리가 크고 또렷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두 사람을 바라봤다. 희유는 사람들 사이에서 리안을 발견했다. 리안의 옆에는 몇 명의 동료가 있었고, 두 사람을 가리키며 무언가 수군거리고 있었다. 희유는 백하의 팔을 잡고 빠르게 안쪽으로 걸어가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백하 씨, 죽고 싶어요?” 백하는 리안 쪽을 힐끗 보며 비웃었다. “일부러 그런 거예요. 누구 들으라고 한 말인지 알잖아요. 속 터지게 하려고요.” 희유는 이상함을 느끼고 물었다. “무슨 뜻이에요?” 백하는 식판을 들고 음식을 담으면서 못마땅한 듯 말했다. “몰랐어요? 리안 씨가 희유 씨랑 경쟁하게 된 거 알고, 지금 사람들 끌어모으고 다니고 있어요.” “게다가 희유 씨가 빽으로 들어왔다고 소문까지 퍼뜨리고요. 진짜 보기 싫어요.” 희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 원래 빽으로 들어온 거 맞아요.” 백하는 놀란 눈으로 희유를 바라봤다. 희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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