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의 말은 허영과 명예를 좇는 이 사제 관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었고 오경후 역시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온화하게 웃었다.
“희유 씨는 아직 어려서 경력과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는 거예요. 이런 건 리안 씨한테 좀 배워야 해요.”
희유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겸손하게 답했다.
“말씀 맞으세요.”
“좋아요, 준비하고 나오세요. 준비되면 바로 촬영팀이랑 출발할 거예요.”
오경후는 웃으며 말했다.
“차는 이미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먼저 내려가 있을게요.”
“네.”
희유는 시선을 낮춘 채 돌아서서 사무실을 나왔다.
대략 이 사제 관계가 무엇을 노리는지 짐작은 가고 있었다.
다만 오경후까지 이렇게까지 나서서 리안 개인 욕심을 채워주려 한다는 점은 예상 밖이었다.
정말 닮은 스승과 제자라고 생각이 든 희유는 휴대폰을 꺼냈다.
원래는 명우에게 연락해 알려줄까 했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백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
리안은 아침 일찍부터 희유의 작업실에 와 있었다.
먼저 예전에 자신이 희유에게 건넸던 커피를 찾아 두 잔을 내렸고 화장실에 가서 향수를 가볍게 뿌린 뒤 작업실에서 명우를 기다렸다.
한참 동안 기다려도 명우가 오지 않자 리안은 작업대 앞으로 다가가 그림을 한번 살펴보려 했다.
고화 복원에 아주 능숙한 것은 아니었지만 완전히 모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현재 복원 상태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여인도는 확실히 귀한 작품이었다.
어제 할아버지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직접 보러 오고 싶어 했지만 명우에게 폐를 끼칠까 봐 참았고 먼저 명우와 친해진 뒤에 소개할 생각이었다.
명우에게서 느껴지는 남다른 분위기를 떠올리며 리안의 눈빛에는 기대가 스며들었다.
할아버지 말이 맞았다.
이런 그림을 소유한 사람은 결코 평범할 리 없었다.
게다가 관장과도 아는 사이라면 출신 역시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앞으로 매일 이곳에서 명우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될 거라 생각하자 리안은 저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