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는 얼굴을 조금 붉히며 말했다.
[관장님께서 말씀하실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그냥 제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을 뿐이에요.]
기문식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게 가장 어려운 거죠. 정말 기적 같은 일이고요. 이제 리안 씨랑 오경후 교수님도 다 정리됐고, 희유 씨 억울함도 풀렸는데 언제 다시 출근할건가요?”
희유는 이미 너무 오래 쉬어서 몸이 근질거릴 지경이었다.
얼른 박물관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터라 망설임 없이 선뜻 대답했다.
“내일 바로 갈게요.”
...
전화를 끊자마자 마침 석유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지막 말을 들은 모양인지 곧바로 물었다.
“박물관에서 온 전화야?”
“네, 관장님이요.”
희유는 숨길 것 없이 그대로 답했다.
석유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일은 관장님도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해. 너무 좋게 받아줄 필요는 없었는데...”
희유는 그저 웃어넘겼다.
“진짜 괜찮아요. 사람은 한 가지 일이나 한 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잖아요. 그동안 관장님이 저한테 잘해주신 것도 사실이니까요.”
석유는 더 말하지 않고 대신 짧게 당부만 했다.
“이리안은 조심해.”
질투심이 많고 한 번 원한을 품으면 끝까지 되갚으려 드는 사람은 혼이 나도 자기 잘못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남을 더 원망하게 마련이었니까.
그러자 희유는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도 언니한테 고맙다고 해야 해요.”
석유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명빈 씨가 전화해서 생색냈거든요. 다 언니 아이디어였다고 하던데요?”
해맑게 웃는 희유에 석유는 코웃음을 쳤다.
“쓸데없이 말이 많기는...”
그 반응에 희유는 더 크게 웃었다.
“명빈 씨가 언니가 자기 그렇게 말하는 거 알면 진짜 펄쩍 뛸 거예요.”
석유는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
“그 인간은 차라리 화병 나서 죽는 게 나아. 그래야 나도 좀 덜 시달리지.”
희유는 쿠션을 안고 소파에 기대앉은 채 물었다.
“명빈 씨가 또 언니 귀찮게 했어요?”
“그 정도는 아니야. 그냥 이름만 들어도 짜증이 나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