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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1화

문이 잠겨 있지 않아 그대로 밀고 들어갔다. 들키지 않게 침실 쪽으로 다가갔는데, 막 다가가자마자 명빈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명빈이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몰랐다. 그런데 뒤를 듣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명빈은 침대 위에서 자신을 유혹하려는 여자가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우습고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보통 이런 생각은 머리에 문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지금은 둘이 그걸 따질 시간이 없었다. 명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침대 쪽으로 걸어가며 차갑게 말했다. “일어나요.” 여자는 이불을 끌어안은 채 몸을 일으켰고 벌벌 떨며 명빈을 바라봤다. “사장님, 유시천 사장님이 저를 보내셨어요.” 석유가 들어오는 순간, 오늘 밤 계획이 틀어졌다는 걸 이미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자기 몸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했다. 석유는 여자의 짧은 머리와 섹시한 분위기를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서 명빈이 착각한 것이었나?’ 명빈의 잘생긴 얼굴에 짜증이 스쳤다. “나가요.” “화내지 마세요. 바로 나갈게요.” 여자는 서둘러 옷을 입었다. 이불이 흘러내리자 명빈은 혐오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옷을 다 입은 여자는 겁먹은 얼굴로 다가와 애처롭게 말했다. “사장님, 죄송해요. 제가 마음에 들게 해드리지 못했어요. 부디 유 사장님께까지 불똥이 튀지 않게 해주세요.” “나가요.” 명빈이 낮게 말하자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나갔다. 방 안의 공기는 여전히 묘하게 뒤틀려 있었다. 명빈은 시선을 돌려 석유를 보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잠옷을 끌어당겨 가슴과 복근을 단단히 가렸다. 그러고는 짜증 섞인 목소리였다. “뭘 봐요?” 석유는 입꼬리에 냉소를 걸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자기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잘 생각이었다. 이에 명빈은 이를 악물었다. 괜히 혼자 착각했다가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방금 석유가 왜 그런 표정을 지었겠는가? 속에서 올라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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