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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팔찌 내놔

윤슬의 반박에 왕수란은 말 문이 막혀 표정이 일그러졌다. 맞는 말이었다. 이 팔찌는 부씨 가문이 며느리에게만 물려주는 보물이었다. 그래서 노부인은 이 팔찌를 고택에 숨겨 놓았다. 더구나 고택의 보안이 그렇게 엄격한데 누가 이걸 훔쳐내겠는가? 설사 훔쳤다 해도 이렇게 떳떳하게 차고 다니지 않을 것이다. '훔친 게 아니라면, 이 팔찌…….'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왕수란은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볼살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또 한 번 윤슬에게 물었다. "그럼 이 팔찌가 어디서 난 거야?" 윤슬은 손을 내려놓고 덤덤하게 말했다. "어디서 났겠어요. 당연히 할머니께서 주신 거죠." "그럴 리 없어!" 왕수란의 목소리가 순간 높아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날카로웠다. 그래서 윤슬은 머리를 옆으로 돌리며 한 쪽 귀를 막았다. 그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뭐 하시는 거예요? 뭐가 그럴 리 없다는 건데요?" "거짓말이지!" 왕수란은 그녀에게 다가가며 흥분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 "이 팔찌는 부씨 가문이 며느리한테 물려주는 거야. 부씨 가문의 며느리도 아닌 너한테 노부인이 이 팔찌를 줬을 리가 없어. 그러니까 넌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어." 그녀는 절대로 노부인이 윤슬에게 이 팔지를 줬다고 믿지 않았다. 이 팔찌는 부씨 가문의 며느리한테 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노부인이 준다 해도 응당 자기 한 게 줘야 했다. '윤슬이 뭐라고 이 팔찌를 줘! 분명 거짓말일 거야.' "하? 제가 거짓말을 했다고요?" 윤슬은 왕수란의 말에 잠시 당황하더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왕수란 씨, 무슨 증거로 제 말이 거짓이란 걸 증명하죠?" "뭔 증거가 필요한데? 이 팔찌가 바로 증거야!" 왕수란은 그녀 손목의 팔찌를 가리키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그랬지. 이건 부씨 가문이 며느리한테 주는 거라고. 네까짓 게 뭔데 이 팔찌를 끼고 있는 거야? 노부인이 준 거라고? 하!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이 너한테 이걸 줬다고? 노망한 게 아니면 절대 그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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