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재는 이런 생각을 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남자에게 다가갔다.
백은우는 깜짝 놀라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나... 나 대표님."
"날 알아요?"
나영재는 서늘한 기운을 풍기며 문 앞에 우뚝 섰다. 사람에게 주는 압박감이 대단했다.
백은우의 얼굴을 확인한 나영재는 어디서 본 것 같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 NA그룹의 나 대표님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백은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안소희가 없어 백은우는 조금 겁을 먹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왔어요?"
"안소희 어디 있어요?"
나영재는 쓸모없는 사람과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백은우는 안소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 "소희 누나는 도훈 형이랑 서울로 갔어요."
나영재는 어안이 벙벙했다.
'서울로 갔다고?'
나영재는 금시초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백은우가 안소희를 소희 누나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안소희와 친해요?" 나영재의 눈동자 색이 짙어졌다.
"소희 누나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에요." 이혼을 하고 나면 신분 같은 건 상관없다고 안소희가 말한 적이 있어 백은우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왜요?"
나영재는 안소희에 대해 모르는 점이 점차 많아지는 느낌이었다. "서도훈과 언제 서울로 갔어요?"
"어제 갔는데 몰랐어요?" 백은우는 아무것도 모른 채 나영재의 마음에 비수를 꽂으며 망연한 얼굴로 대꾸했다. "나 대표님이랑 이혼하고 바로 도훈 형이랑 공항으로 갔어요."
나영재의 숨결이 무거워졌다.
'아주 좋아!'
안소희는 정말 인사도 없이 떠났다.
"다른 일 없으면 먼저 들어갈게요..." 백은우는 한기가 맴도는 분위기를 견디기 어려웠다.
나영재는 백은우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발걸음을 옮기려다 백은우의 손에 들려있는 키를 발견하고 자세히 캐물었다. 안소희는 스포츠카를 백은우에게 선물해 준 것으로 모자라 그를 별장에 머물게 했다.
'안소희, 너 정말 대단해!'
복잡한 감정이 뒤얽힌 가운데 나영재는 차를 몰고 본가로 돌아갔다.
나영재는 이번에 집사의 말을 무시했다. 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