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장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이야?" "응." "안 믿어." 안연희는 어떻게든 안소희를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아니면 웃어봐." 안소희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전에 했던 말을 생각하면서 안연희에게 말했다. "아빠한테 혼인신고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 어른 일에 우리는 참여하지 말자." 안연희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언니..." "응?" 안소희는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방금 아빠라고 했어...?" 안연희는 믿어지지 않았다. 2년 전 두 사람 사이가 멀어진 뒤, 언니는 한 번도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런데 방금 아빠라고 불렀다.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안소희의 세계는 무너졌지만, 대신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한순간에 많이 성장했다. 더 이상 가족을 생각해야지만 힘을 낼 수 있는 소녀가 아니다. 그녀는 방금 말린 안연희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응, 아빠." "그러면 왜 아빠랑 사이가 틀어졌었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안연희가 조심스레 물었다. "어차피 지금 화해도 했으니까." "예전에는 모든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어." 안소희가 대답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해했어. 어떤 일들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걸." 그녀는 더 이상 과거의 일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고, 안연희도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로선,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돼서 아빠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화가 났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부모님은 평생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했으니, 마음속에... 아마도 말하지 못할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다. 안연희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더 묻지 않았고, 단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그럼, 방금 아빠한테 그 여자랑 혼인신고 하라고 하는 건 무슨 말이야? 그 여자 인정한 거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