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재가 동의했다.
안일우도 안 씨 성이니 어쩌면 안소희의 오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녀의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서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복잡한 심경으로 안일우의 귓가에 속삭였다. “대표님, 설마 이 나영재 대표님이 마음에 든 거예요?”
안일우: “?”
뭐?
성진영: “!!!”
성진영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머릿속에는 온통 ‘마음에 든다.'라는 단어뿐이었다
.“마음에 드셨든 안 드셨든 회사에서는 조용히 하세요.” 비서가 성진영의 안색을 눈치채지 못하고 목소리를 낮추면 알아채지 못할 줄 알고 말했다. “나영재 대표님은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안일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한대 패주고 싶었다.
그가 언제 나영재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가?!
욕을 몇 마디 하려는데 성진영 쪽에서 그들을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했다.
그 순간.
그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두 분은 응접실에 잠시 앉아 계십시오.” 안일우는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변명할 수록 점점 이상하게 흘러간다. “제가 가서 준비하고 나면 같이 식사하러 가시죠.”
나영재의 검은 눈동자에 눈빛이 짙어지더니 가볍게 한마디를 뱉어냈다. “그래요.”
안일우는 빙긋 웃으며 떠났다.
그는 사무실로 돌아와 비서에게 화를 냈다. “너 방금 거기서 무슨 헛소리를 한 거냐? 머리가 그렇게 둔해?”
“나영재 대표님의 비서가 귀가 그렇게 좋은 줄 몰랐잖아요.” 비서가 기침을 가볍게 하더니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귀가 잘 들리는 문제야?” 안일우는 화가 나서 미간을 찌푸리며 버럭댔다. “내가 어떻게 나영재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거야? 그 사람도 남자고 나도 남자잖아.”
이 자식 눈썰미하고는.
비서는 멍하니 서서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대표님의 어머니가 특별히 회사에 와서 그에게 일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도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님이 남자와의 교제 거리를 신경 쓰라고 하셨어요.” 비서가 직접 자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