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장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안일우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때, 또 안일우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좀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 너의 전남편이 나한테 독을 먹이려고 했어! 그런데 내가 만독불침이잖아! 독을 먹어도 끄덕없단 이 말씀이야! 아주 헛수고했지!" "취했어?" 평소와 다른 이상한 말투에 안소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럴 리가 있나, 나 술 안 마시는 거 몰라?" 안일우가 갑자기 멀쩡한척하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영재가 나한테 독 탄 거라니까. 내가 만독불침이라 거의 효과가 없긴 했지만, 후유증이 좀 남았어." 안소희는 그가 취했음을 확신했다. 그녀는 머리가 아팠다. 몇 년 전, 안일우가 취해 집안이 떠나가라 진상을 부린 뒤로, 그의 엄마가 특단의 조취를 내렸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3잔 이상은 마시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가 그 약속을 어긴 것 같았다. 안소희가 심호흡하며 최대한 침착하게 물었다. "지금 어딘데." "말 못 해." 안일우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는 나영재를 힐끔 쳐다보더니,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었다. "너희 전남편, 지금 내 옆에 있어. 날 이용해 널 협박하려는 것 같아. 절대로 속으면 안 돼!" "핸드폰 좀 바꿔줘." 안소희는 지쳤다.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안 돼." 하지만 안일우가 너무 비협조적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를 그냥 포기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안소희는 안일우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정말 하기 싫었지만, 그 수단밖에 없었다. "안 되긴 뭐가 안돼. 나, 천하제일 고수라는 거 잊었어? 아무리 나영재라도 날 쓰러뜨릴 순 없을 거야!" 안일우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곧 나영재를 훑어보고는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래도 안 돼. 나영재의 몸에서 은둔 고수의 향기가 느껴져. 여기 오면 왠지 네가 질 것 같아." 안소희와 나영재, 모두 할말을 잃었다.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넌 오지 마." 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