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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이태호는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여점장이 이렇게 적극적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보아하니 이런 곳에 있는 미인들은 부자들을 낚기 위해 열성인 것 같았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그가 오늘 밤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해도 상대방은 거절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요.” 말을 마친 이태호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태호가 거짓말한 건 아니었다. 그는 정말 일이 있었다. 밖으로 나간 이태호는 호텔을 예약하러 갔다. 하지만 회이호텔에 도착한 그는 9일 후 사용하려던 그 옥상을 누군가 이미 예약했다는 말을 들었다. “누가 예약했는데요?” 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앞에 있는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 앞에 있는 그 뚱뚱한 매니저는 이태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이태호를 힐끗 보더니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예약했어요.” “그래요?” 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난 상대방의 미움을 살 생각이 없어요. 다만 상대방이 장소를 저에게 양보해주길 바랄 뿐이죠.” “이보세요, 지금 장난하세요? 상대방이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당신에게 양보하겠어요?” 뚱뚱한 매니저가 힐죽 웃더니 말을 이었다. “당신들처럼 돈 많은 사람은 돈이 좀 있다고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아나 보죠?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돈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을 만났네요.” “누구인지나 말해줘요. 내가 직접 부탁해볼게요.” 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이미 말을 뱉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신씨 가문은 지금 그가 가장 호화로운 호텔에서 결혼식을 할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장소를 바꿀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결혼식 날 사람이 많이 올 텐데 이 넓고 비싼 옥상이야말로 그와 신수민의 결혼식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뭔데 내가 그걸 알려줘야 하죠?” 매니저는 이태호를 보며 그가 일반 부잣집 도련님인 줄 알고 계속 지껄였다. “나한테 뭔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제가 왜 알려드려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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