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5화

예코의 속눈썹이 떨렸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고 한참 후에야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뺨은 여전히 붉었고 웃는 모습은 매혹적이었다. “그럼 유 대표의 아내는 좀 불쌍하겠네.” 유승준은 마른 침을 삼키더니 그녀의 입에 키스했다. “그 여자 얘기를 왜 해? 난 그 여자를 본 적도 없는데.” 이 말은 마치 변명 같았다. 그는 이런 느낌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한 여자에게 너무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강현우나 박태호, 둘 다 미친 짓을 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계획대로 집 안에 있는 장식품 같은 사람을 만나고, 앞으로 아무도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누구와 결혼하든 결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독 예코, 이 여자를 그는 도저히 놓을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턱을 잡고 계속 키스했다. 두 사람 모두 숨이 차서 헐떡일 때까지 키스하고 나서 유승준이 말했다. “예코, 정말 이혼할 생각 없어? 실패한 결혼 생활에 인생의 절반을 낭비하는 게 진정한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녀는 몸을 뒤로 기댔다. 지친 것 같았다. 결국 차 안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침대에서 하는 것만큼 편안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승준은 손을 그녀의 배 위에 올렸다. 마치 이곳에서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 같아 그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한참 후에야 천천히 손가락을 거두었다. 그때 할아버지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지금쯤 그가 그 SNS를 올린 것을 보고 분노하여 펄펄 뛰고 있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할아버지가 기절이나 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할아버지.” 말이 끝나자마자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 망할 놈! 지금 어디야!” 더는 연기할 마음이 없었던 유승준은 예코를 품에 안았다. “애인과 함께 출장 중이에요. 이번 주에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이혼 문제는 할아버지께서 잘 생각해 보세요. 저는 정말 그 여자가 싫어요. 단순히 싫은 정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