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는 할 수 없이 다시 그를 마주하는 자세로 누워서 물었다.
“가슴, 아니면 등이 가려워요?”
“가슴.”
눈을 지그시 감은 강현우의 코끝에 땀방울까지 맺혀 있는 나약한 모습은 정말 평소에 보기 드물었다.
이진아는 이를 악물고 손을 강현우의 가슴에 두었다.
그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고 발진한 부위의 온도는 더욱 높아서 그녀의 손끝마저 움찔했다.
강현우는 손으로 그녀의 손등을 덮었다.
이진아는 손끝을 오므리고 불쑥 나타난 이상한 생각을 내리쳤다.
“손 치워요. 제가 긁어 줄게요.”
강현우는 이진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기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진아를 보면서 강현우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강현우가 손을 치우자 이진아는 손끝으로 그의 피부를 살짝 긁었다.
“이러면 좀 시원하세요?”
강현우의 호흡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이진아는 자기 손바닥의 아래에 있는 몸뚱어리가 더 뜨거워졌고 경직된 것을 느꼈다.
강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꼭 다물었다.
이진아는 효과가 있는 줄 알고 강현우의 가슴을 오랫동안 긁어주었다.
10분 후 강현우는 속눈썹이 파르르 떨더니 이진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만 긁어.”
이진아는 한숨을 돌리고 좀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할 때 무릎에 무슨 딱딱하고 뜨거운 것이 닿은 것을 느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온몸이 굳어졌고 얼굴이 시뻘겋게 되어서 황급히 몸을 돌려서 강현우를 등졌다.
‘강현우는 다리만 고장 났지 다른 곳은 멀쩡하잖아. 이럴 때 반응이 생긴 것도 정상이야.’
그녀는 계속 자신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한 쌍의 뜨거운 손이 그녀의 허리를 천천히 끌어안았다.
이불을 덮고 있는 그녀의 몸에 얇은 침대 시트를 걸쳤지만 여전히 강현우의 손의 온도가 예사롭지 않게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진아는 온몸이 경직해졌고 묵묵히 거리를 두고 나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괜찮아졌으면 주무세요. 폭우가 그치면 누군가가 우리를 마중하러 올 거예요.”
그러나 강현우의 손은 그녀의 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