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는 안 될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달은 이진아는 재빨리 몸을 숙여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런데 Z가 고개를 돌리고 나지막하게 물었다.
“뭔가 기억났어요?”
“아니요. 지금 머릿속에 제트 생각밖에 없어요.”
“정말요?”
“네. 정말이에요.”
그 말에 Z는 기분이 좋아진 듯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그제야 다시 고개를 돌리고 입을 맞추게 허락했다.
이진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손에 이끌려 다시금 새로운 격정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바탕 뜨거운 시간을 보낸 후 진이 빠진 이진아는 그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깊게 자다가 꿈도 꿨는데 누군가가 어렴풋이 나타나더니 그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렀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봄바람처럼 이진아의 귀를 간지럽혔다.
잠을 편히 잘 수 없어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머릿속에 공책에 적혀 있던 내용이 스쳐 지나갔다.
[강현우를 믿지 마.]
‘강현우...’
온몸이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그때 누군가 다정하게 땀을 닦아주는 게 느껴졌다.
이진아는 몸을 뒤척여 불길에서 멀어지려 했지만 다시 붙잡히고 말았다. 남자의 손은 덩굴처럼 그녀를 칭칭 감았다.
“강현우 씨.”
소리를 지르면서 꿈에서 깬 이진아는 숨까지 헐떡거렸다.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던 Z가 흠칫하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누굴 부르는 거야?”
이진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변명하려 했다. 하지만 아직 황당했던 그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그때 그가 또 물었다.
“방금 부른 사람 누구야?”
그녀는 입술을 깨물면서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내 상사인데 며칠 전에 퇴사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가 봐요. 다른 뜻 없이 그냥 이름만 부른 거예요. 그 사람이랑 그렇게 친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 말을 하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요.”
Z도 따라 일어나 앉더니 갑자기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웅얼거렸다.
이진아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강현우를 믿지 말라는 글은 분명 그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