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랫동안 잠들었다.
꿈은 여러 조각들이 뒤섞여 있었고 마지막 장면은 어두운 동굴이었다.
위에서 한 줄기 빛이 내려왔지만 아무도 그 아름다운 틴들 현상을 감상하지 않았다.
꿈속의 그녀는 아주 어렸다. 일여덟 살 정도였고 한 소년의 뺨을 계속해서 토닥이며 잠들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소년의 상처는 너무 심했고 몸이 점점 차가워졌다.
갇힌 지 둘째 날, 그녀는 자신의 손목을 깨물어 흘러내리는 피를 소년에게 먹였다.
일여덟 살 된 아이가 이런 방법으로 사람을 구하려 하다니.
그녀는 이틀 동안 피를 먹여 소년을 깨웠다.
일여덟 살의 이진아는 창백한 얼굴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
“괜찮아? 깜짝 놀랐어. 걱정 마, 누군가가 꼭 우릴 구해줄 거야.”
“나한테 뭐 먹였어?”
“피야. 위급할 때 목숨을 구할 수 있거든.”
그녀는 다친 손목을 보여주며 수줍은 듯 얼굴을 긁적거렸다.
“아직 열이 나니까 좀 더 자.”
소년은 조용했고 강한 기세를 풍겼다.
이 꿈에서 이진아는 소년의 얼굴을 보고 싶어 했지만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꿈은 혼란스러웠고 그들이 어떻게 구조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진아는 눈을 뜨자마자 강서준의 걱정스러운 눈빛과 마주쳤다.
그녀는 머리를 만지려 했지만 강서준이 덥석 손목을 잡았다.
“온몸에 상처투성이야. 함부로 움직이지 마.”
이진아는 뭐라 말하고 싶어도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에게 목이 졸린 것처럼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강서준은 물 한 잔을 따라서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아직 정확한 연유는 모르겠지만 강해솔 시체가 발견되었어. 강씨 가문은 아수라장이 됐고 할아버지는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하셨어. 삼촌은 그룹 오너라 무척 바빠졌어. 진아 넌 대체 왜 길바닥에 쓰러진 거야? 그것도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말이야. 누가 그랬어?”
이진아는 잠자코 물을 반 잔 마셨다. 갈라진 입술이 그제야 조금 나아졌다.
그녀는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난도질을 당하는 듯 아팠다.
강서준은 왜 홀로 거기에 나타난 걸까? 정말 누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