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1화

회암시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를 꼽으라면 단연 강현우였다. 강현우의 외모는 모두의 미적 기준을 통일할 수 있을 만큼 잘 생겼으니 말이다. 박여진은 사진을 꼭 쥐며 목이 잠긴 듯 말했다. “음, 우리 아버지가 정말 잘생기시긴 했지.” 박태호가 옆에서 다른 사진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이거 봐, 내가 뭘 찾았는지. 이건 누나의 엄마야. 이 외모라면 학교 때 여신이었을걸? 두 분이 첫사랑이었다고 들었어. 한 눈으로 봐도 선남선녀처럼 잘 어울려.” 그는 이 말을 하며 박여진의 표정을 살폈다. 박여진은 가볍게 웃으며 이 사진을 받아들었고, 눈빛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이 두 장의 사진만으로는 부족했던지라 그들은 당시의 성적표도 많이 찾아보았는데 박수찬은 그 학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었으며, 학교에 있을 때부터 이미 각종 투자를 유치했기에 졸업하자마자 사업을 시작할 능력이 있었다. 그런 사람은 학교 전체를 통틀어도 몇 명 안 될 것이다. 성적표를 찾으면 찾을수록 박수찬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니. 박여진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입을 열었다. “태호야, 내가 그분들을 가르쳤던 교수님과 연락이 닿았어. 이미 퇴임하셨더라고. 지금 바로 교수님을 찾아뵙도록 하자.” 지난 몇 년 동안 박여진이 먼저 박태호를 부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박태호는 감동에 휩싸였다.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안고 키스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높은 책장 위로 밀어붙이다 보니 책장 위의 책들이 이때 우수수 떨어졌다. 박여진은 손을 들어 바로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그를 밀어내며 입을 닦았다. “지금은 이런 짓을 할 때가 아니야.” “그럼 나중에 해도 돼? 내가 진실을 밝히는 것을 도와준다면 어떻게 보답할 건데? 연정훈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안 그럼 나를 대체 뭐로 보는 거야? 내가 정말 화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마지막 말은 박태호가 여러 번 했었지만 그는 지금까지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