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화
“밖에 춥지 않아요?”
“그래서?”
고인성이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안 먹겠다는 거야?”
“먹어야죠! 당연히요!”
짧은 대화였지만, 그 안엔 송유리의 결심이 담겨 있었다.
추위쯤은 참을 수 있다고, 맛있는 음식 앞에선 뭐든 견딜 수 있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사실 따뜻한 실내에서 먹는 게 훨씬 좋았지만, 고인성이 그런 걸 굳이 바꿔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송유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그의 고집을 따르기로 했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고인성이 담요 하나를 건네 무릎 위에 덮어줬다.
송유리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
“담요에 냄새 배면 어쩌려고요?”
“먹고 버리면 되지.”
“...”
딱 잘라 말하는 그 답에 송유리는 말문이 막혔다.
‘이게 바로 부자의 여유인가... 역시 스케일이 다르네.’
샤브샤브는 정말 맛있었다. 얼얼한 국물 덕에 속이 다 시원해졌고 먹다 보니 몸도 따뜻해져 담요도 필요 없게 됐다.
고인성은 딱히 흥미를 느끼는 것 같진 않았다.
맑은 국물 쪽에 재료 몇 개만 간단히 건져 먹고는 이내 젓가락을 내려놨다.
반면 송유리는 매운 국물에 담갔다 꺼낸 소고기를 기름장에 푹 찍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
“먼저 들어가셔도 돼요. 저는 좀 더 먹을래요.”
“괜찮아. 같이 있다가 들어가자.”
“밖에 꽤 추운데요.”
“문 두 번 열면 냄새 더 배일 것 같아.”
“...”
조금 전까지만 해도 괜히 좀 뭉클했는데, 한순간에 감정이 싹 식었다.
‘진짜... 이 사람은 낭만이란 게 없다니까. 입 닫고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갈 텐데.’
...
금요일 오후.
경성예대 공연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무대 앞줄은 학기 말 연극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가족석으로 지정되어 있었고 각자에게 두 자리씩 배정되었다.
출연자 한 사람당 두 좌석씩 배정되었고 주인공을 맡은 송유리는 심사위원석을 제외하고 가장 앞줄의 좌석을 배정받았다.
이제 곧 공연이 시작될 참이었다.
송유리는 이미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극 중 역할은 고대의 공주였다.
옅은 분홍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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