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그게 뭐예요?” “못 하겠으면 말고요. 내 친구가 그러는데 이 근처에 유명한 바가 있다더라고요. 거기 남자 모델들이 이거 완전 잘한대요. 느낌 죽인다던데.” 명서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혹시 보러 가려는 거예요?” “사실 가볼 생각이었어요.” “내가 할게요! 내가 해줄게요!” “좋아요!” 여수아는 웃을 때 눈이 초승달처럼 변했는데 갸름한 하얀 얼굴에 보조개가 달콤하게 패여있었다. “난 사실 명서원 씨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명서원은 그 순간 이 달콤한 말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대영 그룹 지하주차장. 고인성은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승현과 마주쳤다. 그는 고승현 옆을 지나가며 가볍게 고개만 끄덕여 인사했지만 스쳐 지나가려는 순간 고승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인성아.” “왜?” 고인성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계속 걸어가며 멈출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고승현이 말을 걸고 싶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와야 했는데 고승현은 이런 상황이 내키지 않았다. “너 대영 그룹 일엔 관심 없다며 오늘 회의엔 왜 온 거야?” “청원과 케이몰 협력 때문일걸.” “그런 내용은 오늘 회의에서 다룬 적도 없어. 우리는 케이몰의 강성시 진출 관련 사항만 논의했을 뿐인데.” 고인성은 차 문을 열고 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지 않은 채 그는 차 안에 앉아 멍하니 서 있는 고승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대영 그룹 마케팅 컨설턴트가 가끔 회의에 참석하는 것까지 조사받아야 하는 거야?” 고인성은 눈썹을 살짝 추어올리며 질책 섞인 눈빛으로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고승현은 자신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능숙하게 미소를 지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물론 그런 건 아니고... 오늘 갑자기 회의에 참석한 이유가 궁금해서 그래. 설마... 대영 그룹 일에 관심이 생기신 건가 해서.” 고인성은 천천히 고승현을 바라보았다. 평온하지만 어두운는 눈빛은 마치 고승현의 속내를 꿰뚫어 볼 듯했다. “안 될 건 없지.” 순간 고승현의 얼굴에서 웃음이 굳더니 눈빛에 살짝 불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