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화
양희지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 뒤로 그녀는 아까 같은 기세가 쏙 들어갔다. 늘 공손한 서지수가 갑자기 대꾸를 안 한다는 건, 분명히 문밖에서 그들의 뒷담을 들었다는 뜻일 터였다.
하지만 지금 와서 캐묻기도 무서웠다. 혹시 서지수가 정말 대단한 집안사람이라도 되면, 괜히 밉보였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어색한 공기가 흐르다 곧 점심시간. 점심이 되자 양희지가 또다시 다가왔다.
“이따가 저랑 점심 어때요? 지수 씨가 먹고 싶은 거 제가 살게요.”
“약속이 있어서 회사에서 안 먹을 거예요.”
서지수는 마지막 서류를 정리하며 모니터를 잠그고 가방을 집어 그대로 사무실을 나섰다.
뜨거운 친절을 차가운 반응으로 받아들인 양희지는 씁쓸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요즘 서지수가 점심마다 밖에 나가는 게 사실이기는 했다.
뒤에서 속닥대던 동료들이 다가왔다.
“어때, 반응 봤어?”
“우리한테 화난 거 아니겠지?”
“혹시 보복이라도 하면 어쩌지?”
두 남자 직원은 특히 불안해했다.
양희지는 모르겠다고만 하며 입을 닫았다.
...
서지수는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먼저 서수민이 입원한 병실에 들러 안부를 묻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진민기가 있는 병동으로 올라갔다.
진민기는 진씨 가문의 장남답게 별도 층의 VIP 병실을 쓰고 있었다. 문 앞엔 경호원이 둘 서 있었는데 서지수가 오자 말없이 길을 터줬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진민기가 놀란 눈길을 보냈다.
“근무 중 아니에요?”
“점심시간이라서요.”
서지수는 붕대투성이인 그의 머리를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상처는 어떠세요?”
“별일 아니에요.”
진민기는 늘 그렇듯 온화하게 웃었다.
“걱정하지 마요.”
“의사 선생님이 퇴원은 언제 가능하다고 하셨어요?”
“이틀 뒤면 된대요. 다 옅은 상처라 염증만 안 생기면 돼요.”
서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마에는 복잡한 기색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는 애써 숨기지 않았다. 애초에 진민기가 물어보길 바랐으니까.
“무슨 일 있어요?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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