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김신걸이 무표정으로 스님을 향해 총 쏘는 것을 빤히 바라보았다.
총알을 아끼기 위해 김신걸은 상대방의 머리에 한 발만 쏘았다.
원유희는 몸을 떨며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총을 회수하기도 전에 또 다른 살아있는 스님이 달려들어 김신걸이 총을 쏘려는 팔을 잡고 다리를 공격했다.
김신걸은 다리를 벌려 공격을 피하고 빠르게 걷어찼다.
싸우는 과정에서 스님이 전혀 밀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가짜 스님인 것 같았다.
김신걸은 몸에 약성이 남아 있고, 한 손으로는 원유희를 보호하고 있어서 거의 필사적으로 공격했다.
“아!”
원유희는 옆에서 누군가가 기습하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밀린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옆에 있는 기둥에 기대고 버텼다.
“아…….”
고개를 돌려보니 김신걸과 두 스님이 주먹과 발로 싸우고 있어 아무도 접근할 수 없었다.
스님은 전문적인 싸움꾼이었다. 약을 먹은 김신걸은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이마에 식은땀만 흘렸다.
원유희는 대문 쪽을 바라보았다. 불당에 모두 세 명의 스님이 있었는데 한 명은 죽고 지금 두 명이 남았다.
그녀는 이 기회를 틈타 대문으로 향해 다가갔다. 다리에 힘이 없고 떨려서 두 발자국만 갔을 뿐인데 버티지 못하고 넘어졌다.
“윽…….”
원유희는 신음소리를 내며 숨을 크게 쉬었다.
몸에 힘이 다 빠진 것 같았다.
그녀는 감히 오래 쉬지 못하고 사지로 문을 향해 기어갔다.
이어서 원유희는 김신걸의 신음소리를 들었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김신걸이 스님의 손에 있는 날카로운 칼을 피하기 위해 곤두박질을 했다.
바닥의 먼지가 그의 검은 양복에 묻어 낭패 속에 포악함이 섞여 있었다.
‘약발이 더 심해진 데다가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해야 한다니.’
원유희는 더 초조하게 문으로 기어갔다.
‘대체 무슨 일이야, 왜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김신걸을 공격하지? 분명히 죽이려 달려들었어. 이건 표원식이 배치한 사람들이 아니야. 표원식은 내 마음을 알아. 김신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