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그 모습을 본 순간 서규영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아니,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회의실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박채원이 중심 자리에 서 있었고 그 옆에는 흰색 트위드 재킷을 입은 여자가 나란히 서 있었다.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인상, 그리고 어디서든 시선을 끌 만한 얼굴이었다.
박채원이 입을 열었다.
“다들 들었겠지만 마일 테크가 천재 개발자 섀도우를 기술팀 팀장님으로 영입했어요.”
그녀는 곧장 옆의 여자를 향해 손짓했다.
“소개할게요. 이분이 바로 천재 개발자 섀도우 박해은 씨예요.”
순간, 회의실이 술렁였다.
“섀도우가 여자였다고?”
“게다가 이렇게 젊다니... 말도 안 돼.”
“성도 박씨네. 혹시 델포이 그룹이랑 관련 있는 건가?”
“와... 실력도 외모도 완벽하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박해은에게 쏠렸다.
존경과 흥분, 그리고 부러움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박해은은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마음속에는 짜릿할 만큼의 우월감과 만족이 치밀어 올랐다.
그 훈장을 발견한 순간부터 그녀의 계획은 단순히 계약서를 위조해 고태빈의 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박해은의 마음속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동시에 위험한 계획이 조용히 자라나고 있었다.
‘만약 해빈 테크의 계약이 그대로 승인되고 진짜 섀도우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국 그 존재를 완전히 잊게 되겠지.’
박해은의 시선이 손안의 훈장으로 향했다.
‘이 훈장이 내 손에 있는 이상 내가 섀도우가 되면 되는 거야.’
결심을 굳히기 전 그녀는 병원을 찾았다.
손원희는 이미 치매로 인해 깊은 혼란 속에 있었고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그 순간, 박해은은 확신했다.
“이제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
그렇게 그녀는 양심 고백이라도 하듯 곧장 박채원을 찾아갔다.
“사실... 제가 섀도우예요.”
박채원은 처음에 그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박해은이 섀도우의 공식 훈장을 내밀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박해은은 해외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모두 밟고 세계

Klik untuk menyalin tautan
Unduh aplikasi Webfic untuk membuka konten yang lebih menarik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