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서규영은 감정 하나 없는 얼굴로 고태빈을 바라봤다.
“그래서? 그래서... 박해은이 한 말이 다 사실이 아니라는 거야?”
고태빈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다급히 말을 이었다.
“그게 아니라... 아니, 물론 일부는 맞아. 하지만 난 그걸 설명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내가 해은이를 유학 보내고 돈을 대준 건 사실이야. 그런데 그건 단지 은혜를 갚은 것뿐이야. 넌 모를 거야. 어렸을 때, 내가 정말 힘들 때 해은이한테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 그래서 난 그걸 평생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게 나야. 은혜에 반드시 보답하는 사람.”
그러자 서규영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릴 때 받은 은혜가 뭐였는데?”
“넌 알잖아. 나 산골에서 자란 거. 그때 해은이는 아버지를 따라 봉사를 왔었지. 학교에 책이랑 연필 그리고 새 가방까지 잔뜩 가져왔고 떠날 때... 나한테 초콜릿 한 조각을 줬어.”
그 순간 서규영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다.
“초콜릿 한 조각...”
서규영은 피식 웃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초콜릿 한 조각 때문에 박해은이 오빠 첫사랑이라도 된 거야? 그 달콤함을 못 잊어서 수년간 마음속에 모셔뒀다고? 그 초콜릿 때문에 그 여자가 힘들어질 때마다 내 결혼 예물로 그 여자를 유학 보냈다는 거야?”
“정말 감동적이다. 이건 뭐...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감동 서사네.”
그녀의 목소리에는 서늘한 비웃음이 번졌고 고태빈의 얼굴은 점점 굳어지며 그 역시도 그 말속의 비수를 느낀 듯했다.
“규영아, 그건 그냥 초콜릿이 아니었어. 그건... 내 어두운 인생에 처음 들어온 ‘단맛’이었어. 그때 난 알았어. 세상에는 그렇게 따뜻한 곳도 있구나. 그래서 난 필사적으로 공부했고 그 결과... 지금의 내가 된 거야.”
그러나 서규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말 감동적이네. 그런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 여자를 인생의 빛이라 부르면서 왜 날 선택했는데? 그때 내가 분명히 물었잖아. ‘오빠 마음속에 다른 사람 있냐’라고. 오빠 그때 뭐라 했는지 기억 안 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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