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만약 지금 자기 안에 퍼져 있는 음습한 마음을 알아버린다면...
그녀는 그 즉시 등을 돌려 떠나버릴까?
고태빈은 마치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간 사람처럼 천천히 돌아서 소파로 걸어가 앉더니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규영아, 왜 나랑 육연우 사이를 묻지 않는 거야?”
서규영은 담배 연기가 코끝을 스치자 속이 울렁거렸다.
“오빠, 제발 방 안에서 담배 좀 피우지 마.”
결국 서규영은 참다못해 말이 튀어나왔다.
아직 배 속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아직 뱃속에 있는 한 서규영은 이 작은 생명에게 조심스러운 보호 본능을 느끼고 있었다.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쓰일 만큼.
그러자 박시형은 희미하게 웃었다.
허탈하고 씁쓸한 웃음이었다.
역시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담배 연기까지도 그와 육연우의 관계보다 더 신경 쓰일 만큼 그의 존재감은 뒤로 밀려난 것 같았다.
결국 박시형은 담배를 껐고 서규영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규영아... 너는 나를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생각해 본 적 있어?”
“아니면... 네 생각엔 우리 결혼이 그저 너에게 기술 업계로 돌아가기 위한 발판이었거나... 심심풀이였던 거야?”
서규영은 숨을 고르며 그를 마주했다.
그녀의 표정은 고요했지만 마음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오빠, 우리 결혼은 처음부터 오빠가 다 계획하고 설계해서 밀어붙인 거잖아. 우리가 약속한 세 가지 기억나? 맞아. 이 결혼은 내 커리어를 위한 발판이었고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니까 지금 와서 나를 비난할 근거가 될 순 없어.”
“그리고 심심풀이 같은 건... 그건 우리 둘 다 손해 보는 게 없잖아. 원래 즐겁기 위해 함께한 거라면... 이제 즐겁지 않으면 언제든 헤어지면 되는 거고 1년 약속 같은 거 기다릴 필요도 없잖아.”
그 순간 박시형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속에는 파도가 몰아치듯 요동쳤지만 표정은 평온했다.
하지만 그 차가움이 오히려 더 섬뜩했다.
한편 방 안에 남아 있는 담배 연기는 서규영이 더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숨을 막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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