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박시형을 보자마자 서규영은 바로 도망칠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박시형이 몸을 곧게 펴고 서규영 쪽으로 걸어오자 서규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이내 박시형이 서규영 코 앞까지 왔다.
“드디어 왔네.”
박시형이 먼저 말을 꺼냈지만 한마디에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서규영은 박시형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더니, 보아하니 볼 때 팔다리 다 멀쩡하네.”
매우 험악한 서규영의 말투에도 박시형의 표정은 조금 전과 달리 많이 누그러졌다.
하지만 눈빛은 더 차가웠다.
“우리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고개를 돌린 서규영은 매우 경멸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 사이에 할 이야기가 더 있을까?”
“나 아직 이혼 합의서 안 썼어.”
서규영은 바로 말을 바꿨다.
“그래, 그럼 우리 이혼 합의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서규영은 당연히 박시형의 차에 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운 카페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들어가기 전 정민서에게 메시지와 위치를 보내자 정민서도 곧 도착할 거라고 답장했다.
서규영은 박시형이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 곳에서는 자신을 납치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오늘 박시형을 봤을 때도 그런 생각이 없어 보였다.
카페에 들어간 두 사람은 창가 쪽의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은 후 서규영이 먼저 본론을 꺼냈다.
“박시형 씨, 우리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지? 이혼 합의서는 언제 쓸 생각이야?”
박시형이 말했다.
“이혼 합의서는 쓸 거야,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박시형이 무슨 조건을 말할지 이미 짐작한 서규영은 먼저 한마디 했다.
“아이를 낳아달라는 말 같은 건 하지 마, 넌 그럴 자격이 없어.”
고개를 숙인 채 잠시 침묵하던 박시형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두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몇 초 후 다시 마음을 가다듬은 듯했지만 다소 뻣뻣한 기계음처럼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아이를 포기할게, 네가 낳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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