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6장
그녀는 그의 경직된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시준 씨, 이 아이가 어떻게 되든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바라요. 모든 임신에는 유산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에요. 모든 아이가 순조롭게 태어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녀가 이 말을 하는 건 나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신 사실을 발견한 후로 그녀는 매우 비관적이었다.
그녀가 부상 후 치료받는 중에 운 좋게 임신했으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 아이는 가질 수 없었다.
운 좋게 얻은 건 언제든 잃을 수 있는 법이다.
그녀의 말은 칼처럼 그를 찔렀다.
그는 돌아서서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날 위로하는 거야? 마음 편하게 대하지 못하는 게 대체 누군데? 않았어? 네가 애초부터 이 아이를 원하지 않았으니 그냥 죽었다고 생각해도 되겠네."
그는 날카롭게 말하고는 서둘러 병실을 나왔다.
그가 떠난 후 마이크가 문을 밀고 들어와서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저 인간 왜 이렇게 빨리 간 거야? 무슨 얘기를 했어? 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던데, 정말로 아이가 없어진 줄 아는 거야?"
진아연의 눈은 초점이 없었고, 조금 멍해 있었다. "마이크, 사실 박시준은 나한테 그렇게... 나쁘게 대하진 않았어... 맞지?"
마이크는 두손으로 허리를 짚고 심호흡했다. "옛정이 또 살아난 거야?"
진아연은 눈을 내리깔고 속눈썹을 살짝 떨며 말했다. "네가 방금 애가 없어졌다고 하니까 나한테는 건강관리 잘 하라고 했어. 그리고 앞으로도 아이를 낳도록 강요하지 않을 거랬어."
마이크: "박시준이 너에게 나쁘게 대할 때,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더니. 지금 나쁜 사람이 조금 잘해주는 거 같으니까 착한 사람보다 더 착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연아, 너 이거 스톡홀름 증후군일 수도 있어."
진아연은 그를 차갑게 흘겨보았다.
"왜 그렇게 보는데? 너한테 알려주는 거잖아. 그가 지금 잘해줘도 긴장을 풀면 안 된다는 걸." 마이크는 의자를 침대 옆으로 가져가 앉았다. "진아연 제발 부탁인데, 앞으로 뭘 하든 나한테 먼저 얘기 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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