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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장

"아니, 생각해 놓은 거 있어?" 박시준은 물었다. 진아연은 긴장감을 무릅쓰고 조심스럽게 말해 봤다. "진지성이요." 박시준은 바로 메뉴판을 내려놓고 매의 눈으로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진심이야?" "한이랑 라엘 둘 다 진 씨잖아요, 만약에 뱃속에 이 아이가 진 씨 성이 아니면 나중에 얼마나 혼란스럽겠어요." 진아연은 볼이 빨개지며 자기 생각을 말했다. "당연히 당신 의견도 충분히 존중할 거예요." "네가 걱정하는 건 아이가 나중에 성 때문에 혼란스러운 거라면 한이랑 라엘 성을 바꾸면 되잖아. 아이들이 내 성을 따르는 거 난 괜찮아." 박시준은 주문을 다 하고 메뉴판을 웨이터에게 건네줬다. 웨이터는 두 사람과 주문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자리를 떠났다. "알았어요, 싫으면 그냥 박지성으로 하죠!" 진아연은 아이를 자기 옆에 두고 키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했다. "내가 언제 안된다고 했어." 박시준은 흥미롭게 진아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가 네 성을 따르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진심이에요? 아니면 장난치는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진심을 알 수 없었다. 지금 박시준이 이것 때문에 화가 나 날뛰고 해도 진아연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박시준이 화내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진심 농담 반반인 박시준의 모습은 더욱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런 박시준은 오히려 더 무서웠다. "난 내 성씨가 별로야." 박시준은 잠시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진아연은 박시준이 이렇게 말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박시준을 만나지도 꽤 오래되었다. 진아연은 박시준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자기 앞에 이 남자는 무지 낯설었다. "한 번도 아버님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두 사람 사이가 안 좋죠?" 진아연은 추측하며 물었다. "응." 박시준은 조금 우울한 표정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아이 네 성을 따라 진 씨로 해! 이 일은 여기까지 얘기하자." 박시준은 차분하고 편정심을 유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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