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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화가 풀릴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을 거예요

임문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인주를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영은이 사인하고 손도장을 찍은 서류들을 서랍을 넣고 잠궜다. 그가 이 모든 일을 마치자마자 주희진이 들어왔다. 영은은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임문정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두 눈을 부릅뜬 채 서재 안의 모든 것을 태워버리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했다. 주희진이 돌아왔으니 더는 임문정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안도했다. 주희진은 영은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얼른 영은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우려 했다. “영은아, 바닥에 무릎을 꿇고 뭐하는 거야? 이렇게 차가운 데 무릎 아프지 않아? 빨리 일어나!” 하지만 영은은 고집을 부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민들레처럼 고개를 저었다. “엄마, 제가 잘못했으니 벌을 받는 건 당연해요. 아빠가 저를 가르치시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 주희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영은을 일으켜 세우며 임문정을 노려보았다. “여보, 아이가 잘못했으면 말로 하시지 무릎은 왜 꿇게 하시는 거예요? 설마, 지사인 당신이 기본적인 교육 방식도 모르는 건 아니겠죠?” 임문정은 아내가 있으면 영은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녀를 내보냈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 그는 영은을 힐끗 쳐다보았다. ‘틀림없이 영은이 엄마를 부른거야. 전에는 왜 이 아이가 이렇게 영악하다는 것을 몰랐을까?’ ‘겁도 없이 내 딸을 해치려 하다니!’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처음으로 주희진에게 매섭게 말했다. “여보, 내가 이렇게까지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거야. 그러니 상관하지 마.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한 거야. 무작정 덮어주고 내버려두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될 수 있다는 거 몰라? 딸을 잘 가르치지 않는다면 나중에 더 큰일 벌일지 모르고 그때 수습하려 해도 늦어.” 하지만 주희진은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남편을 노려보았다. “영은은 마음씨가 순수하고 선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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