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엄마의 말은 쏟아지는 총알처럼 끊임없이 이어져 나는 끼어들 틈조차 없었다.
엄마가 한바탕 다 쏟아낸 뒤에야 겨우 입을 열 수 있었다.
“저, 언니 못 막았어요.”
“넌 도대체 뭐 하는 애야? 이런 사소한 일도 제대로 못 해? 지금 당장 집에 와서 어디서 언니를 봤는지 낱낱이 얘기해!”
“저는 이미 본가에 와 있어요. 엄마, 오늘이 제가 친정에 인사드리는 날인 거, 잊으신 거 아니죠?”
물어보지 않아도 엄마가 분명 깜빡했을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그 말에 엄마의 기세가 쑥 꺾였고 잠시 후 아빠가 전화를 받았다.
“나연아, 요 며칠 언니 찾느라 정신이 없었어. 조금만 기다려. 곧 갈게.”
나는 전화를 끊고 소파로 돌아왔다.
“곧 부모님 오실 거야.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미안한 마음에 박지한을 슬쩍 쳐다봤다.
생각해보니 내가 박씨 본가에 갔을 때는 가족들이 얼마나 극진히 맞아줬는데, 박지한이 우리 집에 왔을 땐 부모님이 이렇게 늦게 오시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박지한은 고개를 저으며 농담하듯 말했다.
“혹시 어머님, 아버님이 나를 못마땅해 하셔서 일부러 안 계시는 건 아닐까?”
그 말에 나도 웃음이 나왔고 가슴 속 답답함도 조금은 풀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 차가 도착했다.
나는 달려가 엄마를 불렀지만 엄마는 반갑다기보다 나무라기에 바빴다.
“언니 봤을 때 바로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어? 내가 문자 안 봤으면 아예 말 안 할 생각이었니?”
나는 그 말에 당황스러웠다.
“전화 여러 번 했는데 안 받으셔서 문자를 남긴 거예요.”
내 말에 엄마 얼굴이 굳어졌다.
“네가 일찍 말했으면 내가 전화를 안 받았겠니?”
엄마는 더 말하려다 내 뒤를 바라보고는 말을 멈췄다.
박지한이 걸어 나오며 인사를 건넸다.
“어머님, 아버님, 다녀오셨어요.”
부모님은 박지한을 보자 얼굴에 온기가 돌았다.
“지한 씨도 왔네요.”
박지한은 내 어깨를 살며시 감싸 안으며 웃었다.
“신부가 혼자 친정에 인사하러 가는 건 말도 안 되죠. 당연히 제가 같이 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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