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끝났다. 진짜 끝장이야.’
한미애랑 김금옥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물었다.
“무슨 약?”
한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처방전을 적으며 대답했다.
“응급 피임약일세. 아이가 원래도 체질이 약한 편인데, 이런 약까지 먹었으니 몸이 편할 리가 있겠나.”
한미애는 그 자리에서 폭발할 기세였지만, 외부인이 있는 자리라 꾹 참는 눈치였다.
결국 한 선생님이 처방전을 다 쓰고 방을 나선 뒤,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한미애는 나를 빤히 보며 물었다.
“너 피임약 먹고 있었어?”
“그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고 들키고 나니 변명조차 떠오르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한미애는 눈에 띄게 화가 나 있었고, 김금옥 역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도대체 왜 그런 약을 먹은 거니? 지한이가 시킨 거야? 아니면 네가 자발적으로 먹은 거야? 시연아, 설마 지한이 아이 낳기 싫어서 그런 거니?”
입술을 벙긋거리기만 할 뿐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았고 뭐라고 해도 변명이 될 것 같았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내 침묵을 김금옥은 오해해 버렸다.
“아이고, 이 애가 정말...”
숨을 고르던 김금옥은 결국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나는 급히 따뜻한 차 한 잔을 따라 김금옥 앞에 내밀었다.
“할머니, 진정하세요. 저 때문에 건강 상하시면 안 돼요.”
하지만 김금옥은 내 손을 탁 뿌리치더니 연신 기침하며 말했다.
“이제 늙고 병든 내가 바라는 거라곤 하나뿐이었어. 내 생전에 증손자 한번 안아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시연아, 너 정말 우리 지한이를 진심으로 좋아하긴 하니?”
그 말에 나는 도저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그저 고개를 숙이고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만 되뇌었다.
차를 든 손은 뜨거웠지만, 기침이 멈추지 않는 김금옥 앞에서는 내려놓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다시 드릴 수 있게, 그대로 두 손으로 들고 있었다.
한미애는 김금옥 등을 다독이며 가방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김금옥 혀 밑에 넣었다. 한참을 그렇게 숨을 고르고 나서야 김금옥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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