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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희월아, 넌 충분히 예쁘고 매력적이야. 하지만 나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어. 이름은 운서라고 해. 우리는 잘 만나고 있고 난 운서한테 미안할 짓을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 임동현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여자친구가 있든 말든 난 상관 안 해. 우리 같은 가문은 훌륭한 자손을 남기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기도 하니까.” 황보희월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운서는 달라!” 임동현이 말했다. “그럼 넌 괜찮다는 거지? 나는 네 여자친구만 설득하면 되겠네?” 황보희월이 예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아...” 임동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황보희월이 이런 식으로 대답할 줄은 몰랐다. 역시 은세 문파는 아직 고대의 사회제도를 유지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하다. “희월아, 너도 입세를 했으면 현대의 사회제도를 따라야 해. 요즘 외세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하지 않아.” 임동현이 말했다. “나도 알거든. 우리도 외세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리고 법적인 부인은 한 명뿐이지만 평생 한 명만 만나야 하는 건 아니잖아. 난 네 정부 역할이라도 상관없어.” ‘뭐라고?’ 임동현은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절세미인이 정부를 자처하다니... 그것도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어느 남자가 이걸 견딜 수 있겠어? 진정해!!! 진정!!! 임동현 너에게는 운서가 있어. 절대 운서한테 미안할 짓을 해서는 안 돼.’ 임동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희월아, 왜 그렇게까지 하려는 거야?” “어쩔 수 없지. 네가 이렇게 잘난 걸 어떡해. 너를 만나고 나니 다른 남자는 전혀 눈에 안 들어오는걸.” 황보희월이 진지하게 말했다. “말도 안 돼. 난 진심으로 운서를 사랑하고, 또 운서한테 미안할 짓도 하지 않을 거야.” “알아. 절대 널 난감하게 만들지 않을게.” 임동현은 잠깐 침묵하다가 화제를 돌렸다. “넌 일단 이곳에 있어. 난 다크 코너가 어느 쪽에 있는지 찾아야겠으니까. 안 그러면 오늘 내로 돌아가지도 못하겠어.” 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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