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화
“도련님께서는 그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 협조하기 싫으면 지금 당장 꺼져도 좋아.”
임기훈은 얼굴에 묻은 커피를 천천히 닦아내며 간신히 화를 참았다. 사실 그가 과거 임미정의 손아귀에서 겨우 벗어났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은 황민욱이 아니었다.
바로 안지원이었다.
“우리 도련님께서 너한테 관심이 많아. 원하는 걸 모두 손에 쥐게 해줄 수도 있지. 단, 넌 순순히 명령을 따르는 말 잘 듣는 개가 되어야 해.”
당시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수빈의 충실한 졸개가 되거나, 다시 임미정에게 끌려가 비참한 삶을 살거나 둘 중 하나였다.
충실한 졸개가 되기로 결심한 그날 밤, 하수빈이 직접 그에게 전화했다.
“황민욱을 찾아가. 그를 이용해 황씨 가문과 박씨 가문 사이에 분란을 일으켜. 황씨 가문을 움직여 박진호를 공격하게 만드는 거야.”
잠시 침묵한 뒤, 하수빈이 마치 앞날을 내다본 듯 덧붙였다.
“만약 황민욱이 널 버리면 그땐 황기연에게 접근해. 그 여자가 네 마지막 방패막이가 되어줄 테니.”
그 말을 떠올리자 임기훈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하수빈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이 황민욱에게 버려질 거라는 사실을 예상했고 치밀하게 다음 계획까지 준비해 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지금 그는 황기연의 장난감 신세가 되어 황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하수빈은 너무도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모든 상황을 미리 계산했고 모든 사람을 자기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지고 놀았다. 임기훈은 이제 감히 그를 거역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내가 너무 조급했던 것 같아. 미안해.”
안지원이 무심히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련님께서 날 보낸 건, 이제 계획을 시작해도 좋다는 걸 너한테 알려주라는 거였어.”
임기훈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안지원을 보며 결국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하 대표가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게, 정말 고작 박진호를 무너뜨리기 위해서인가?”
처음에 그는 하수빈이 이 모든 일을 벌이는 이유가 단지 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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