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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박태진이 여우에게 물렸다고? 여우라니, 나를 두고 하는 말인가?’ 허소원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이 개 같은 남자, 네 놈이 여우지! 늙은 여우! 집안 전체가 여우야. 그것도 간사하고 교활한 늙은 여우!’ 마음속으로 몇 마디 욕을 퍼부은 후, 허소원은 치료용 은침을 꺼냈다. 특히 가장 굵은 침을 골랐다. 정시훈은 그 굵고 긴 은침을 보자 벌써 소름이 돋았다. ‘이걸 사람 몸에 꽂는다고? 누가 견디겠어?’ 정시훈은 박태진이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이렇게 치료하시는 건가요? 의료 기기 같은 건 필요 없나요?” 허소원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필요 없어요.” 하지만 정시훈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니 이런 질문을 하는 건 박태진의 안전을 걱정해서일 거라 생각해 한 마디 더 설명했다. “고독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치료할 수 없어요. 그랬다면 당신네 대표님은 벌써 나았겠죠. 제가 나설 필요가 있었겠어요?” 정시훈은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박태진은 그 은침을 볼 수 없어 아무 반응도 없었다. 오히려 평온하게 물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있나요?” 허소원은 은침에서 차가운 빛이 번뜩이는 것을 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그냥 누워 있으면 됩니다. 고충이 당신 몸속을 돌아다니는 상태라서 제가 치료법으로 특정 부위로 몰아내야 해요. 가능한 한 뇌와 오장육부 각종 신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요. 그래야 당신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요. 게다가 침술 치료 과정은 좀 아플 수 있어요. 박태진 씨는 참을 수 있겠죠?” 박태진의 얼굴은 평온했다. 이 몇 년간 그가 겪지 못한 고통은 없었다. 그저 침 몇 대 따위를 참을 수 없을 리가 없다.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시작하세요.” “네.” 허소원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은침을 소독했다. 하지만 침을 놓으려는 순간, 그녀는 옆에 있는 어린아이가 떠올랐다. 이 장면을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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