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보조 치료용이라면 왜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았죠?”
‘일부러 그런 건가?’
허소원이 매번 자신에게 말대꾸하는 걸 생각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소원은 당연히 바로 인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처음에 안 쓴 건 너무 일찍 사용하면 약효가 잘 안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왜요? 저를 의심하시는 건가요?”
허소원은 말하면서 일부러 장난을 쳤다.
그녀는 침이 박힌 혈 자리 주변을 눌러주었다.
원래 아팠던 부위에 갑자기 힘이 가해지자 박태진은 참지 못하고 신음을 냈다.
그는 이전의 의심은 잊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 하는 짓이에요?”
허소원은 그가 지금 자신을 어쩌지 못한다는 걸 알고 태연하게 말했다.
“가볍게 마사지하면 약효가 빨리 흡수돼요! 박태진 씨를 위한 거예요.”
박태진은 전혀 믿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볍게? 방금 그 힘은 마치 제 뼈를 부러뜨릴 듯했어요. 분명히 일부러 그런 거예요!”
허소원은 부인했다.
“아니에요. 저는 의사인데 어떻게 일부러 환자를 괴롭히겠어요? 박태진 씨, 참을 수 없으면 말씀하시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묻어났다.
박태진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만약 내가 지금 앞을 볼 수 있었다면 이 여자가 이렇게 놀릴 수 있었을까? 아마 상대도 이 점을 알고 있을 거야.’
박태진은 이를 악물었다.
‘만약 이 여자가 또 목숨을 내다 버릴 듯한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복수할 거야!’
허소원은 그의 속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이후의 동작도 조금 부드러워졌다.
점차 박태진도 몸의 통증이 줄어드는 걸 느꼈다.
약 몇 분 후, 침을 뽑을 시간이 되었다.
허소원은 준비를 마치고 작업을 시작했다.
박태진은 그녀의 동작을 느끼며 마치 오늘의 고문이 끝난 듯한 안도감을 느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소원은 모든 침을 제거했다.
그녀는 박태진의 셔츠를 던져주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