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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허소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3년 전 해성시 프로젝트, 그리고 2년 전 수천시 입찰. 허씨 가문이 그걸로 벌어들인 수익이 꽤 됐을 겁니다. 그 정도면 제가 20년간 받은 양육비는 충분히 상환된 셈이라고 생각해요. 금전적인 걸 제외하면 제가 갚아야 할 건 없지 않나요?” 허소원은 비꼬듯 말을 이었다. “한 분은 일에 집중한다고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한 분은 다른 재벌가 사모님 친목에만 관심을 가졌으니까요. 저는 두 분한테 갚아야 할 신세는 모두 갚았다고 생각해요.” “네가 그 프로젝트들을 어떻게?” 허정식이 깜짝 놀라 물었고 허소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허정식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두 프로젝트 모두 네 덕분이라는 거야?” 허소원은 부정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할까요? 그러니 다시 저한테 키워준 은혜 운운하지 마세요.” 그 말에 양화선이 먼저 펄쩍 뛰었다. “너 정말 뚫린 입이라고 못하는 말이 없구나? 우리 힘으로 따낸 프로젝트인데 네까짓 게 뭘 도운 게 있다고 그래? 어디 숟가락을 얹으려고!” 허소원은 화도 내지 않고 허정식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제 도움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허 회장님이 다시 되짚어 보시고요. 처음엔 다들 거절하던 프로젝트였는데 갑자기 두 회장님이 생각을 바꾸시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아마 누구 부탁이었다고 들으셨을 텐데요. 누군진 굳이 말 안 해도 아시겠죠?” 허소원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 허정식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걸 보며 사람들은 진실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두 프로젝트 담당자는 내내 귀인의 이름을 알리지 않았고 허정식은 이름을 모르는 귀인을 여태껏 감사하게 여기며 살았다. 지금 보니 모두 허소원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었나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 허정식은 믿을 수 없었고 양화선은 믿을 생각이 없었다.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여보, 사실 아니지?” 허지유는 주먹을 꽉 쥐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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