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11장

이천후의 주먹이 대붕의 얼굴에 꽂히자 대붕의 입 안에서 핏물이 튀어 나왔다. 대붕은 몸을 비틀며 발버둥쳤고 마침내 이천후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본 순간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너무 참혹했다. 수천만 개의 깃털이 뽑혔고 이마 위는 민둥민둥 들판처럼 텅 비어 머리카락 없는 대머리 대붕이 되어버렸다. “이게 나를 어디까지 우습게 보려는 거냐!” 대붕이 이천후를 향해 날을 세우며 소리쳤다. 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이천후의 피를 빨아 마시고 살을 씹어 삼킬 듯이 무시무시했다. “그래, 난 지금 널 우습게 보고 있어. 어쩔래? 자, 계속 깃털이나 뽑아보자고. 오늘 저녁은 푹 쪄낸 대붕찜이 좋겠네.” 이천후가 손가락으로 대붕을 겨누며 도발했다. 휙. 이천후는 만고금신을 발현시킨 채 속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며 그대로 한 방을 대붕의 가슴께에 쏟아부었다. 크르릉... 그러자 대붕의 가슴이 움푹 꺼지고 갈비뼈 네 대가 부러지며 입에서 피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의 몸은 줄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 공중을 휘저으며 뒤로 튕겨나갔다. 쉭. 이천후는 그 뒤를 쫓아 번개처럼 몸을 날렸다. 그의 전신이 내지른 속도는 공기를 찢으며 폭음을 만들었고 공중에 뜬 대붕의 몸통을 따라잡은 순간 그의 발끝이 대붕의 왼쪽 옆구리를 강타했다. 파각. 갈비뼈가 우수수 깨지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 이어지는 연속 공격, 이천후의 청색 대장 같은 손바닥이 허공을 가르며 대붕의 정수리를 향해 곧장 내려찍었다. 쾅. 이번 공격은 묵직하기 이를 데 없었다. 대붕의 몸이 크게 흔들리며 머릿속이 울리고 울렸다. 다른 생물이었으면 이미 혼도 몸도 산산이 부서졌을 공격이었다. 그의 몸에서 솟아오른 붉은 붕혈이 하늘을 적시며 밤하늘 반쪽이 피빛으로 물들었다. 대붕의 몸이 중심을 잃고 비틀비틀 떨어져 내려갔다. 파악. 이천후의 거대한 청색 손바닥이 또 한 번 휘몰아치며 대붕의 몸을 세게 후려쳤다. 그 충격에 대붕은 공중에서 팽이처럼 돌며 날아갔다. 대붕은 반격할 틈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