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화
한 사람이 도로 위에 쓰러져 있었다.
익숙한 새빨간 패딩이 눈에 들어오자 유하연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기사님! 차 세워요!”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그녀는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저기요, 괜찮아요?”
그녀는 쭈그려 앉아 그의 상태를 살폈다.
그 바보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아파...”
유하연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 팔에 긁힌 상처 몇 개뿐이었고 옷은 더러워졌지만 큰 부상은 없어 보였다.
유하연은 하는 수 없이 그를 자기 택시에 태워 데려갔다.
“딱 하루만이야. 내일 바로 경찰서 데려가서 가족 찾아줄 거야.”
집에 들어가기 전 그녀는 그에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가 계속 멍청한 얼굴로 해맑게 웃고 있었기에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유하연은 입꼬리를 씰룩이며 하늘을 향해 눈을 굴렸다.
‘대체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상황이 맞닥뜨린 거야.’
“할머니, 저 왔어요!”
시간을 보니 아직 박미자가 자지 않은 것 같아 그녀는 문을 열며 소리쳤다.
요즘 주중엔 계속 외박을 하느라 주말에만 집에 들렀는데 지금은 그 바보를 자기 원룸에 데려갈 수 없어 여기까지 함께 온 것이었다.
“하연아!”
박미자는 반가운 얼굴로 나와 그녀를 맞았다.
“왔으면 미리 말이라도 해주지. 야식이라도 좀 준비해 놓을걸.”
“괜찮아요, 할머니.”
유하연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금방 밥 먹고 왔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내일 아침엔 약선 요리 좀 해줄게. 며칠 못 본 사이 또 살이 빠졌어...”
말을 하며 고개를 든 박미자는 바보를 본 순간 멈칫하더니 깜짝 놀란 듯 물었다.
“정빈이? 너 왜 여기 있어?!”
‘정빈?’
유하연은 멍청하게 서 있는 부정빈과 박미자를 번갈아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 이 사람 아세요?”
“내 친구 손자야.”
박미자는 짧게 설명하고는 곧장 부정빈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그의 팔에 난 상처를 치료해 주고는 김성호가 한 번도 입지 않은 새 옷을 꺼내 건네고 욕실로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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