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2화
“연정아, 왜 문 앞에서 안 들어오고 있었어?”
연정을 보자 부정빈은 이상하다는 듯 다가가 아이를 안으로 데려왔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본 순간 유하연의 창백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더더욱 어리둥절했지만 곧 연정이 땅바닥에 흩어진 친자 확인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걸 보고서야 상황을 눈치챘다.
“그게 아니라 연정아 이건...”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랐던 부정빈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유하연은 연정을 바라보다가 한참 만에 겨우 입을 열었다.
“다 들었어?”
평생 감출 수 없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이렇게 어린 나이에 진실을 마주하게 할 줄은 몰랐다.
“다 들은 거야?”
연정을 향해 다시 묻는 유하연의 눈빛에는 무거움과 동시에 묘한 홀가분함이 스쳤다.
애초에 모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였다. 감춰진 비밀은 오히려 그녀의 가슴을 짓누르던 짐이었다.
“네.”
연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부정빈이 다급히 손을 들어 보였다.
“연정아, 이건 가짜야.”
“알아요.”
연정은 그렇게 말하며 오히려 가볍게 웃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유하연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 저 나쁜 아저씨 딸인 거죠?”
투박한 표현이었지만 아이 특유의 예민한 감각이 유하연을 소스라치게 했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유하연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부정빈이 먼저 사실을 얘기해 버렸다.
그러고는 황급히 자기 입을 틀어막으며 당장이라도 벽에 머리를 박고 싶은 듯한 후회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제 알았죠.”
연정이 담담하게 답했다.
너무 담담한 모습에 유하연은 오히려 걱정되었다.
“연정아, 너는...”
유하연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읽어낸 듯 연정은 다가와 그녀의 팔에 꼭 매달렸다.
“엄마, 누가 제 아빠든 상관없어요. 저는 언제나 엄마의 보물이에요. 전에도 얘기했잖아요. 누가 제 친아빠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아빠라고 부를 사람은 엄마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누가 제 친아빠든 상관없어요.”
‘정말 상관없는 걸까?’
아이의 검고 맑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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