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4화

유하연은 괜히 의심받지 않으려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돌아온 참에 다시는 안 돌아가는 게 어때? 거긴 너무 위험해. 일 끝났으면 더 머물 필요도 없잖아.” “그래.” 김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은 끝냈지만 그쪽 놈들이랑 충돌이 많았어. 다시 갔다간 붙잡혀서 토막 나는 수가 있어.” “누구랑 충돌한 거야?” 문득 무언가 떠오른 유하연이 물었다. “독사파.” 김성호는 숨기지 않고 답했다. 그 말에 유하연의 시선은 본능처럼 그의 귓불 뒤로 향했다. 예전에 가짜 의사의 귀 뒤에도 독사파 문신이 있었고 유도경 역시 김성호에게 똑같은 문신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믿지 않았고 오히려 유도경과 다투기까지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유도경은 단순히 문신이 있다고만 했지 김성호가 의심스럽다고 단정한 적은 없었다. 유하연은 매번 유도경 앞에서 신경이 곤두서서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했고 그 모습이 본인도 난감했다. 그녀의 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었는지 김성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손을 들어 귀 뒤를 만졌다. “알아버린 거야?”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성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는 사람 거의 없는데 유도경이 말해 준 거겠지? 지난번에 유도경 부하들이 날 구했거든. 그러니 모를 수가 없지.” 유하연이 굳이 부인하지 않자 김성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전에 독사파에 잠입한 적이 있어. 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었지. 그 때문에 반쯤은 죽을 뻔했어. 이 문신도 그때 생긴 거야. 정체가 탄로 나면서 그놈들이 날 죽이려 했고 난 죽은 척하고 빠져나왔지. 하지만 이 문신은 도저히 지워지지 않았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늘 가리고 다니는 거야.” 김성호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유하연은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럼 이번에 독사파 놈들이 오빠를 노린 건 오빠를 알아봤기 때문이야?” “그럴 가능성이 크지.” 김성호의 안색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목숨이 소중한 줄 알면 더 이상 금삼각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 해.” “하지만 독사파 놈들이 이미 경진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