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4화

“유도경?” 그를 본 유하연은 놀란 눈빛으로 물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 책임자가 얼른 앞으로 나서서 공손히 인사한 뒤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유 대표님께서 이번 전시회의 후원자이십니다.” 순간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유 대표님, 방금 하신 말씀은...” 책임자가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물었다. 그는 함부로 조사에 나섰다간 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지만 유도경은 달랐다. 그가 입 한 번 떼면 곧바로 추적할 수 있었다. 유도경은 그를 흘깃 보더니 시선을 유하연에게로 옮기며 담담히 말했다. “현장 CCTV는 이미 파손돼서 추적은 불가능해. 하지만 내 사람들이 입구에서 수상쩍게 도망치던 놈 하나를 붙잡았고 그 손에서 이걸 찾아냈어.”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두루마리를 유하연에게 내밀었다. “이게 네가 가져온 진짜 그림이지?” 유하연은 얼른 그것을 받아 들어 펼쳤고 사람들의 시선도 동시에 그림으로 쏠렸다. 하지만 화폭이 드러나는 순간 유하연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지켜보던 사람들도 숨을 들이켰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이 상태라면 뭘 확인할 수도 없잖아.” 서로 얼굴을 마주 본 사람들은 믿기 힘들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림은 온통 검은 물감으로 덮여 있었는데 마치 누군가 분노에 차 화풀이하듯 두텁게 덧칠해 버린 흔적이 역력했다. “원래부터 유하연이 가져온 게 저 모양일 수도 있잖아?” 유채린은 또다시 비아냥댔다. “진짜가 없으니까 별 수작 다 부리네. 우습지도 않다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그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릴 뿐이었다. 그때 연정이 동그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이 그림은 진짜 에덴 동산이에요. 여기 보세요. 비록 검게 칠해졌지만 형광 가루 빛은 여전히 보이잖아요! 진짜 에덴 동산은 오른쪽 아래에 특별한 형광 가루로 그려진 별이 있어요. 그건 별빛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연정의 말에 담당자가 무릎을 탁 치며 외쳤다. “맞네, 맞아! 그런 게 있었지! 아는 사람은 많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