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6화

주유소에는 유하연이 찍힌 CCTV 영상이 있었다. 유하연이 분신술을 할 줄 알지 않는 이상 시간이 딱 맞아떨어진다면 같은 시간에 두 곳에 나타날 리는 없었다. 유하연은 이로써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날 때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회사 기밀이 이미 새어나갔으니 당연히 보름 뒤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겠네요. 이번 주말부터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차량이 출시될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각 지역에서 시승해보시고 구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이 나오자 라이브 방송 채팅창이 난리 나기 시작했다. 유하연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곽하린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대표님, 너무 대단하세요.” 곽하린은 유하연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현장에 없다는 증거만 보여주면 되는데 대표님께서는 일부러 이 기회를 이용해서 저희 회사 신제품을 공짜로 홍보하셨잖아요. 하하하하하. 홍보팀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거의 한 달 가까이 연구한 홍보전략이 한 방에 무너졌으니까요. 덕분에 홍보비용도 아낄 수 있고 좋네요.” 유하연이 웃으며 말했다. “더 좋은 건 그 홍보비용을 다른 사람이 대신 내줬다는 거야.” “네?” 곽하린이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회장님이 미쳐버렸거든.” 곽하린이 이해하지 못한 말을 누군가는 이해할 수 있었다. 긴 다리를 쭉 뻗고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유하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녀는 다가가 유도경에게 말했다. “또 사무실을 부숴버렸을지 알 게 뭐야.” 이번 사건은 방씨 가문 사람이 일으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방씨 가문의 힘으로는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수 없었다. 수천 그룹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누군가 뒤에서 큰돈을 들여 부추긴 덕분에 유하연과 수천 그룹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 것이다. 큰돈을 들여서 수천 그룹의 신제품을 공짜로 홍보해준 사람은 바로 유동민이었다. 지금쯤 어두워졌을 유동민의 표정이 생각난 유하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잘 알고 있는 모양인데?”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