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1화

“그냥 일손을 보탰을 뿐인데 유 대표한테서 감사의 인사를 듣다니 뜻밖이네.” 유도경은 어깨를 으쓱하며 비서한테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 “데려다줄게. 시간도 늦었는데 연정이가 걱정하겠어.” 김씨 가문이 일을 너무 크게 벌인 바람에 지금은 이미 새벽 네 시였다. 황정숙 사건이 터진 이후로 연정은 한밤중에 깨어 유하연을 찾곤 했다. 유도경의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유하연은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위를 올려다보니 안방 불이 켜져 있길래 유하연을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차에서 내려 재빨리 집으로 올라갔다. 유하연의 뒷모습이 아파트 계단 입구에서 사라지는 것을 봐서야 유도경은 운전기사에게 차를 돌리라고 했다. 마치 유하연을 이렇게 오래 기다렸던 이유가 바로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려는 속셈이었던 것처럼 보였다. 살금살금 불이 켜져 있는 안방으로 들어가자 연정은 이미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자세는 전혀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로 있었다. 이대로 밤을 새웠다간 다음 날 목디스크가 오기 마련이었다. 유하연은 다가가 조심스레 연정을 침대에 눕혔다. 이때 연정이 깜짝 놀라면서 깨어났다. “엄마.” 유하연이 돌아온 걸 본 연정은 다시 눈을 감고 중얼거리면서 유하연의 품에 꼭 안긴 채 다시 잠들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훨씬 깊이 잠든 것 같았다. 연정의 조그마한 얼굴을 바라보며 유하연은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비록 최대한 시간을 짜내서 연정과 함께하려 했지만 일이 너무 많아서 연정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연정은 자주 아파트에 혼자 있었다. 비밀기지에서 약초와 벌레를 연구하느라 심심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유하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황정숙이 떠난 후로 아직 마땅한 도우미를 찾지 못했다. 연정도 다른 도우미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못한 것 같았다. 지금은 운전기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