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린의 의도는 유도경이 유하연에게 복수하는 거였지만 뜻밖에도 유도경이 어떤 은근한 쾌감을 느낄 줄 몰랐다.
“시끄러워.”
유채린의 비명에 유도경은 불쾌한지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
유채린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욕설을 억지로 삼키고는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
“좋아. 감시당해도 괜찮다 그거지? 그러면 그 커프스단추 안에 위치추적기는 물론 약까지 들어있다고 하면? 유하연이 오빠를 독살하려 했다고.”
유도경이 또 이상한 반응을 보일까 봐 유채린은 거의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
“오빠를 독살하려 했다니까? 정신 차려.”
유채린이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면 독살당할뻔한 사람이 그녀인 것만 같았다.
유도경이 커프스단추를 맡아보았는데 확실히 은은한 약초 냄새가 났다.
전에도 눈치챘지만 냄새가 너무 좋아서 무슨 향수라도 뿌린 줄 알았는데 안에 약이 들어있을 줄 몰랐다.
유도경이 또 한 번 쳐다보자 유하연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싫으면 돌려달라고 했잖아. 죽을까 봐 걱정되는 거면.”
유하연이 손을 뻗어 빼앗으려 하자 유도경은 커프스단추를 꼭 쥐고 그녀를 피했다.
“줬다 뺏는 거 어디 있어. 왜 자꾸 빼앗으려 하는거야.”
독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난 죽는 게 두렵지 않은 사람이야.”
유도경이 태연하게 던진 한마디에 유채린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정말 쓰러질 듯한 표정이었다.
‘미쳤어. 오빠가 미친 거 아니면 무조건 유하연이 준 약 때문에 바보가 된 걸 거야.’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그저 눈감고 볼 수 없는 문상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앞으로 나섰다.
“대표님...”
유도경이 무심하게 쳐다보자 문상훈은 하려던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
오히려 유하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약초를 넣은 건 맞지만 독약은 아니야. 정말 걱정된다면 당장 의사한테 보이면 알 거 아니야.”
유하연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문상훈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도경이 말릴까 봐 두려운 것처럼 말이다.
이어 의사가 곧 도착하고, 검사 결과는 유채린이 상상한 것과는 전혀 달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