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8화

“널 구해준 만큼 죽일 수도 있는 거야.” 유하연은 독사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독사는 마치 무슨 농담을 들은 것처럼 듣기 거북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전까지 살아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 그는 담장에서 뛰어내리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기다리고 있을게.” 독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유하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괜찮아.” 유도경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처음에 구해줬을 때 온갖 죄악을 품은 사람인 줄 몰랐잖아.” 유하연은 상대가 만만찮은 사람인 걸 알고 있었어도 절대 독사일 줄은 몰랐다.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누가 섬에서 떠내려왔든 간에 유하연은 반드시 살려줬을 것이다. 다만 그 사람이 마침 독사였을 뿐이었다. “누구야.” 유하연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구석 한쪽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 질렀다. 유도경도 따라서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도경이 다가가기 전에 누군가 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정유림이 두 손을 들고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잠깐만요. 저예요. 저는 지금 부상자라서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너였어?” 유도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멈췄다. 유하연도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여기 있는 거야?” 그녀는 상대가 정유림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정유림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야 당연히 장난감 따라 온 거죠.” 그녀는 유도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까지 쫓아왔는데 사라져버렸어요. 유 대표님께서 숨긴 거 아니에요?” “장난감?” 유도경은 한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유하연은 바로 알아듣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정유림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고현우 씨 말이에요.” “고 비서?” 유도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으로 정유림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오랜 시간 신임하는 부하인데 이런 식으로 말하니 당연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처음에 고 비서를 데려갔을 때는 무서워서 고 비서의 보호가 필요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다른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