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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유도경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잘 기억해둬. 이번에...” “알아. 내가 빚진 거라고 말하려는 거지?” 유하연은 아예 유도경의 말을 끊고 어깨를 으쓱이더니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빚진 게 너무 많아서 이제는 셀 수가 없네.” “너도 알고 있었어?” 유도경은 이 이야기가 나오자 이를 꽉 깨물었다. 유하연은 아무 일도 없을 때는 얼굴 한 번 안 보여주다가 일만 생기면 뻔뻔하게 찾아왔다. 유도경은 뭔가 필요할 때만 이용당하고 필요 없을 때는 눈에 거슬린다고 한쪽 구석에 내팽개쳐지는 느낌이었다. 유도경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걸 보고도 유하연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휴가는 여기까지였다. 유하연은 짐 정리하고 연정을 데리고 돌아가기로 했다. 김성호도 여기에 있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따라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 유도경과 연정이 말다툼을 벌이고 있을 때, 김성호는 축 늘어진 얼굴로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유하연이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인상 쓰고 있는 거야.” “그냥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김성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꼭 나를 피해야만 하는 걸까? 분명...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 김성호의 질문에 유하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녀도 자기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강아람이 김성호에게 전혀 마음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제야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하연은 김성호의 어두운 표정을 보면서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말 못 할 사정이 있겠지...” 유하연은 멈칫하다가 계속해서 말했다. “만날 준비가 아직 안 됐을 수도 있고...” 이 말에 김성호는 순간 표정이 밝아졌다.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는 유하연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잡기도 전에 누군가가 먼저 중간에서 그의 손을 잡았다. 유도경이 불쾌한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며 그의 손을 한쪽으로 내팽개쳤다. “말로 하시죠?” “그냥 오빠인데도 신경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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